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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어어 시 본문

疎通 2 (with YHWH)/Grasping His Story

히브리어어 시

에제르 2013. 4. 17. 12:17

[ 히브리어와 시 ]

저는 담벼락에 제 전공과 관련해서 왠만하면 글을 잘 올리려하지 않습니다. 지랄맞은 자랑질로 혹 제 친구들께 누가 되진 않을까 염려도 되고 불편과 이질감으로 친구사이 멀어질까 하는 생각도 좀 있구요. 제 의가 들어날까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가지는 꼭 좀 말씀드리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오늘은 몇자 써야겠습니다. 부디 이해해주십시오.

구약의 언어 히브리어는 매우 시적인 언어입니다. 구약의 많은 부분이 시로 되어있지요. 우리가 사랑하는 시편이 시라는 사실도... 제가 전공한 잠언과같은 지혜서들도... 거기에 선지서라고 우리가 부르고 있는 부분도 시로 대부분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서를 읽고 해석할 때... 어떻게 해야할까요? 문학적 소양을 초중고 기초교육만이라도 제대로... 했다면 시는 시로 읽어야한다는 당연한 이야기를 구지 하지 않아도....됩니다.

그런데 성서를 읽으시는 공부 좀 하신 분들... 특히 조직신학적이고 교리를 좋아하며 신학에 대해 많은 고ㅓㄴ심을 보이는 분들의 "시"를 읽고 올리시는 글을 보면.... 시를 읽고 하시는 설교나 글이 아니라 시를 교리문서나 신학도서화하여...

빈틈, 시적 감흥, 함축성, 이미지, 상상력, 은유 등등의 시가 지닌 성향보다는 논문을 읽는 듯 합니다.

히브리 시의 특징 중 하나는 '평행법'입니다. 많은 경우 두개의 문장의 반복을 통해 의미를 강화하는 풍성히 나타내는 시쓰기 방식이죠.

이론들이 좀 있지만... 거두절미하고... 앞문장과 뒷문장의 단어를 비숫하게 평행시켜 두 단어사이의 긴장감을 통해 그 의미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좀 더 뚜렷하게 각인시키려는 의도입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의 등이요
내 길의 빛이시다.

발과 길.. 등과 빛... 관련된 두 단어를 평행시켜 의미를 명확히 드러내는 방식이지요.

그런데 이런 경우의 글들을 보게 됩니다. 위의 문장으로 예를 들어봅니다.

발은 이런 의미입니다하고 쭈욱 길게 설명하고.. 길은 이런 의미입니다. 쭈욱.... 설명하고 등불은 이런 의미입니다... 쭈욱 등불에서 나는 빛은 이런 의미입니다... 쭈욱...

시는 설명이나 논증과 관련된 글이 아닙니다. 이미지와 메타포가 풍부하고 함축적으로 써놓아 읽는 사람에게 많은 말보다는 머리 속 여백이 많은 종이에 상상력으로 직관적인 그림을 그리게 하는 효과라고 생각됩니다.

시는 단어 하나하나를 풀어가는 식으로 읽어서는 안됩니다. 단어가 맞물린 의미기능 떨어뜨리고 시룰 시로 보지 못하게 합니다. 시를 설교할 때는 많은 말로 장황하게 설명하기 보다는 여백과 약간의 긴장감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절하며 듣는분들 읽는 분들에게 상상하도록 자극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단어를 장황하게 설명하려 하지 마시고 두 단어가 가진 상호 관계... 그리고 문장과 문장이 연결되어 풀어가는 시상에 신경을 써주세요.

왠만한 단어들 대부분은 우리가 평범하게 다 알고 있는 단어이니 지나치게 신학적이고 교리적인 색깔로 단어들 문장들을 색깔입히지 마십시오.

히브리시라해서 우리나라분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난해한 해석은 거의 없습니다. 충분히 우리나라 말로도 의미가 잘 전달될만하게 평범한 시문학입니다.

그러니 제발 시를 시로 읽도록....

너무 지나치게 신학적 색깔을 덮어씌우고 장황하게 만들지 마세요. 시 자체로 충분히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꼭 좀 부탁드립니다. 그런 글에 익숙한 분들은 훌륭하다 참 좋은 글이다 말씀할지 몰라도... 불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제발...자신의 무식을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드러내지 마세요. 당신의 글이 시분석과 주석적 글을 쓰시는 경우도 본문 주해에서는 그리 장황하지 않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시인보다 당신이 더 시를 잘아는 우를 범하십니다.


[ 강신만 님의 facebook에서 옮겨 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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