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삶

단숨에 읽는 성경 본문

疎通 2 (with YHWH)/Grasping His Story

단숨에 읽는 성경

에제르 2009. 6. 13. 18:49

현대인들은 슬로우 라이프를 배워야 할 만큼 빠른 속도에 길들여져 있다. 페스트 푸드, 광 랜 케이블, 고속 열차, 초음속 여객기, 주문 당일 배송제, 영재를 위한 조기 입학과 졸업제도 ....... 모든 것이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결과를 얻기 위해 기다려야 한다. 태아의 출산, 식재료의 숙성, 유적지 발굴, 고전음악 감상 ....... 성경 읽기도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서라는 명분 아래 ‘하룻밤에 읽는 구약’ ‘단숨에 읽는 신약’ 식의 개론서들이 심심찮게 출판되고 있다. 당연히 이런 책들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성경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한 나머지 처음부터 성경 읽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책들은 성경 전체에 대한 윤곽을 파악하게 해주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성경 읽기를 집짓기 과정에 비유한다면 이런 책들은 정지작업(ground work)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성경을 빨리 이해하기 위해 선택하는 또 한 종류의 책들-주석이 있다. 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상세하게 해설해주는 주석 책들은 빠른 이해를 돕는다. 이런 책들은 마치 수학 문제 해답집과 같아서 당장 도움을 주지만 이해능력을 향상시켜주지 못한다. 예컨대 주석을 의지하는 사람은 더 많은 주석을 필요로 하게 된다. 왜냐하면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주석이 주석가들의 관점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성경은 단숨에 알아질 수 있는 책이 아니다. 그런 생각은 마치 고대 근동시대부터 로마 제국 초창기까지의 역사와 문화를 하룻밤에 다 이해하려는 것과 같다. 비록 성경 66권이 서로 연관되어 있지만 각기 독립된 책이라는 사실도 신구약 전권을 단숨에 이해하기 어려운 요소가 된다. 그것들은 한 권씩 읽혀져야 하며, 각기 다른 역사와 문화의 배경 속에서 이해되어져야 한다. 따라서 시간과 인내를 요한다.


고전 음악 듣기를 꾸준히 하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 아는가? 지중해와 근동 역사에 관한 책을 꾸준히 읽으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 아는가? 100년 묵은 간장이 얼마에 팔리는지 아는가? 차근차근 한 권씩 성경 연구를 해나가면 어떤 보화를 얻게 되는지 아는가? 결코 서두르지 말라! 포기하지도 말라! 고전 읽기를 통한 문예부흥 운동은 마침내 종교개혁과 사회변혁을 가져왔다. 10월 31일은 무명의 수도사 마틴 루터가 독일 비텐베르그 성문에 95개조 토론조항을 내걸었던 것을 기념하는 종교개혁 기념일이다. 오늘따라 자국어로 된 성경을 가지려다 순교한 종교 개혁가들의 체취가 그리워진다.



- 이 글은 예슈아 성서연구원(www.yeshuabible.com) 대표 김인철 목사님의 칼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