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삶

성서 연구를 위한 준비 본문

疎通 2 (with YHWH)/Grasping His Story

성서 연구를 위한 준비

에제르 2009. 6. 13. 18:46

성서를 열린 마음으로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러나 성서를 읽고 묵상하는 것만으로는 성서 연구에 깊이를 더할 수 없다. 왜냐하면 성서에는 1500년에 걸쳐 형성되고 보존된 역사와 문화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서에 나오는 크고 작은 사건들과 의미는 그 시대의 공간과 시간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성서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들-각종사전과 지도이다. 사전은 우리로 하여금 주어진 본문의 언어적, 역사적, 문화적, 지리적, 문학적 의미를 알게 해주고, 지도는 사전을 통해 알게 된 의미에 따라 본문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아직도 성서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의 가치를 제대로 알 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기독교 출판사들이 야심차게 사전류를 제작해도 초판 물량조차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해외에서 이미 베스트셀러로 검증된 경건 서적들을 번역하거나 대형 교회 담임 목사들의 설교 집을 출간해서 수지를 맞출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얼마 전 국제 IVP의 신약 사전 시리즈 첫 권을 찍어낸 출판사에 전화를 걸어 왜 후속편들이 나오고 있지 않은 지 물어 보았다. 대답은 역시 예상했던 대로 시장의 반응이 시원찮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물론 여기에는 평신도들이 스스로 성서연구를 하기보다 목회자들의 해석에 의존하는 오랜 습성이 한 몫을 한다. 그러나 문제는 목회자들조차 스스로 성서를 연구하기보다 주석에 의존하는 관행이 더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스스로 연구하려 들지 않는 지도자들이 평신도들을 스스로 연구하도록 도와주지 못한다는 등식이 성립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기초 연구를 무시하는 성향은 비단 기독교계의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사회 전반에 걸쳐 기초 질서, 기초 과학, 기초 데이터의 부재가 일반화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눈치 빠르게 남의 것을 베껴다 내 것처럼 활용은 잘하지만 그 다음 단계로 도약하지 못하고 반짝 성공에 끝나버리기 일쑤다. 그러니까 스스로 무엇을 하려 들기보다 언제나 괜찮은 남의 것을 찾는데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다. 이제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는 것이 어떨까? 다소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들겠지만 기초 자료를 통해 차근차근 성서에 대한 근본적 이해로 한 발자국씩 다가서야 하지 않을까?

- 이 글은 예슈아 성서연구원(www.yeshuabible.com) 대표 김인철 목사님의 칼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