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삶

성서 연구를 방해하는 것들(1) 본문

疎通 2 (with YHWH)/Grasping His Story

성서 연구를 방해하는 것들(1)

에제르 2009. 6. 11. 15:12
 

어느 세미나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성서 연구를 방해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윤리적인 대답들이 나왔다. 게으름, 무지, 안일한 태도..... 그것들은 적어도 내가 듣고 싶었던 답이 아니었다. 나는 성서 연구를 방해하는 것이 바로 성서에 대한 오해나 편견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성서 연구의 깊이 또한 성서에 대한 이해나 균형 잡힌 시각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성서를 어떤 책으로 생각하느냐가 성서 연구의 결과를 좌우한다고 믿는다. 이것은 마치 연주자가 연주할 곡과 악기에 대해 잘 알수록 더 좋은 연주를 들려주게 되는 것이나, 운동선수가 해당 종목과 다루는 운동기구에 대해 잘 알수록 더 멋진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것과 같다.


성서 연구를 방해하는 편견 가운데 하나는 성서를 신성한 책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나머지 성서를 이성적으로 파헤치는 것은 불경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성서가 신성한 하나님의 계시를 담고 있지만, 그 계시를 기록하고, 베껴 쓰고, 다른 언어로 옮겨 쓴 사람들은 불완전한 인간들이었고, 그들이 사용했던 언어도 초월자에 관한 것을 알리기에는 유한한 것들이었으며, 그나마 세월이 흐르면서 원본은 모두 사라지고 여러 형태의 사본들만이 남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성서의 저자들은 원 독자(Original Readers)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심지어 이교적인 용어나 개념을 빌려 쓰기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것은 이교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에게 썼던 신약의 서신들을 읽으면 뚜렷이 드러나는 사실이다. 만약 그들이 사용했던 이교적 개념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성서의 본문들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다시 말해 성서는 1500여년의 세월에 걸쳐 약 40명의 서로 다른 저자들에 의해 기록되었다. 성서의 저자들은 역사적 사건들을 몸소 겪었으며, 이질적인 문화에 맞서 싸우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성서 각권에는 지리와 역사적 배경, 문화적 이슈가 들어 있으며, 저자의 의도를 반영하는 문학적 장르와 구조가 들어있다. 그런 이유에서 성서 연구는 하나님의 계시를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고대 사회 인간의 언어와 역사와 문화의 껍질에 담겨 있는 영원한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다. 만약에 고대 사회에 대한 이성적 접근이 없다면 그 시대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의 참 뜻이 무엇인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성서를 신성한 책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해석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성서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싶은 갈구와 달리 언제나 목마름을 느낀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해석을 받아들이는 것과 진정한 깨달음에 이르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성서는 신성한 장소에 모셔놓고 경배해야 할 우상이 아니다. 성서는 하나님과 그의 뜻을 알도록 주어진 도구일 뿐이다. 그리고 성서를 연구하고 해석해야 하는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삶에서 가치 있는 것들을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할 책임이 내게 있다면, 성서 연구의 일차적 책임도 내게 있는 것이다.


- 이 글은 예슈아 성서연구원(www.yeshuabible.com) 대표이신 김인철 목사님의 칼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