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삶
고다이버이즘(Godivaism)과 피핑 톰(Peeping Tom) 본문
Lady Godiva , John Maler Collier (1898)
GODIVAISM-관심과 상식을 깨는 정치행동
11세기 봉건주의 시대에 잉글랜드 중부지방의 코벤트리의 레오프릭 영주가 농노들을 대상으로 한 지나친 징세에 분노를 표시한 사람은 농노의 대표도 아니고 민중 봉기의 보스(Boss)도 아닌 레오프릭 영주의 부인인 '레이디 고다이버(Lady Godiva)'였다고 합니다. 그녀는 남편인 레오프릭 영주의 과중한 세금정책을 과감히 비판하고 세금을 낮추어 줄 것을 요구했지만 거만하기 짝이 없는 레오프릭 영주는 '너의 그 농노에 대하 사랑이 진심이라면 그 사랑을 몸으로 실천해라.'고 하면서 '만약 당신이 완전한 알몸으로 말을 타고 영지를 한 바퀴 돌면 세금 감면을 고려하겠다'라고 빈정됐다고 합니다.
당시 영주의 부인이 농노들 앞에 알몸으로 팽게쳐 졌다면 중죄를 지었거나 음흉한 행위를 했을 경우에나 당할 큰 죄값에 해당될 행위였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여긴 레오프릭 영주는 코 웃음을 치며 즐겨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다이버 부인은 영주의 제안를 짧은 고민 끝에 받아 들이기로 하고, 어느날 이른 아침에 전라(全裸)로 말등에 올라 타 영지를 돌게 됩니다.
영주 부인이 자신들을 위해 알몸으로 영지를 돈다는 소문을 접해 들은 농노들은 그 아름다운 마음과 용기에 감동하여 그의 알몸을 보지 않기로 하고 집집마다 문과 창을 걸어 잠그고 커튼을 내려서 고다이버 부인에게 경의를 표했다고 합니다.
고다이버이즘(godivaism)은 전해 내려오는 관습과 상식을 깨는 정치 행동을 뜻하는 것으로서 당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역설논리로 시위했던 고다이버의 이름에 비롯된 용어라고 합니다.
마침내 레이디 고다이버가 벌거벗고 마을로 내려온 날,
코벤트리 전체는 무거운 정적 속에서 은혜로운 영주부인의 나체시위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그러나 도저히 호기심을 참을 수 없는 사람도 한 명 쯤은 있기 마련으로
아름다운 영주 부인의 알몸이라는 매혹적인 말에 이끌린 코벤트리의 양복 재단사 톰은 마을사람들과의 합의를 잊어버리고
그만 커튼을 슬쩍 들추어 레이디 고다이버의 나신을 보려 하였답니다.
그 순간 톰은 눈이 멀고 마는데 숭고한 고다이버의 뜻을 성적인 호기심으로 더럽히려 한 것에 대한 신의 벌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톰에 대한 이야기는 훔쳐보기(관음증)의 대명사로 피핑 톰(Peeping Tom)이라는 말로 전해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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