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삶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 본문

疎通 2 (with YHWH)/Grasping His Story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

에제르 2009. 6. 14. 23:15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눅 2:14)


아기 예수가 탄생하던 밤에 천사들이 목자들에게 들려준 이 찬송은 성탄절 메시지의 단골 메뉴에 속한다. 그런데 한글 성경에 두 부분으로 되어 있는 이 찬송은 헬라어 사본에 따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질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기뻐하심(은총, 의지)’의 삼중 찬송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 단적인 예로서 영어 성경 KJV은 세 부분으로, RSV는 두 부분으로 번역했다. 그리고 그 기준은 ‘기뻐하심(goodwill)'이라는 헬라어 단어 ‘euvdoki,a(유도키아)’이다. 이 단어의 끝에 ‘ς’가 붙으면 소유격(~의)이 되고, 붙지 않으면 주격(~은)이 되어 해석이 달라진다. 그러니까 ‘ς’가 붙으면 두 부분으로 해석되고, ‘ς’가 없으면 세 부분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그러면 두 부분과 세 부분으로 나누는 것은 해석상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양쪽 다 첫 부분(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의 해석에는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다음 절을 소유격으로 해석하면 ‘평화가 땅위에서 하나님의 기뻐하심(은총)을 입은 사람들에게’가 된다. 그리고 주격으로 해석하면 평화가 온 땅에 임하고, 하나님의 은총도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헬라어 사본들에서 두 종류가 모두 발견된다는데 있다.


헬라어 단어 ‘euvdoki,a(유도키아)’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רצון(라쫀)’이다. 제 2 성전 시대 말에 활동했던 쿰란 공동체의 문서1)는 누가복음에 나오는 천사들의 찬송 해석에 새로운 빛을 던져준다. 그러니까 쿰란 공동체는 ‘(בני רצונו 브네 르쪼노;은총의 아들들)’ 혹은 ‘(בחירי רצןו 브히레 라쫀;은총의 선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것이다. 물론 이 표현들은 자신들의 우월함을 증명하는데 사용했다. 그들은 ‘빛의 아들들’로 자처했으며, 하나님의 은총을 받도록 예정되고 선택된 사람들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Ben Sira의 헬라어 번역판에는 ‘רצונו (르쪼노)’를 ‘유도키아’ 혹은 ‘유도키아스’로 함께 번역했다2). 그리고 Joseph. Fitzmeyer 같은 학자는 누가복음 2:14의 고대 콥트어 사본에도 소유격으로 번역되어 있다는 점을 들어 천사들의 찬송이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3). Randall Buth 같은 학자도 그의 주장을 따른다.3) 그러니까 아기 예수의 탄생 시에 들려준 천사의 찬송은 ‘평화가 하나님이 선택하신 자들에게’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그러나 Bruce Metzger 같은 학자는 히브리어 숙어에 비추어 볼 때 ‘하나님의 은총이 사람에게(רצון לבני אדם)’가 훨씬 자연스러우므로 천사의 찬송을 세 부분으로 보는 것이 낫다는 견해를 보인다.3) David Flusser 도 ‘그의 은총의 사람들(בני רצונו)’이 종교적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쿰란 공동체의 기술적 용어일 뿐이라는 이유를 들어 세 부분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3) 그의 제자인 Brad H. Young 은 눅 2:10에서 천사가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고 한 말을 2:14과 평행을 이루는 것으로 보아 하나님의 은총이 모든 사람에게 미치게 될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한다.4) 그렇게 되면 ‘땅에는 평화’라는 부분과도 해석상 일치하게 된다.


결국 천사의 찬송에 나오는 ‘euvdoki,a(유도키아)’가 원래 주격이었는데 나중에 신학적 채색 작업으로 소유격 ‘euvdoki,aj(유도키아스)’가 되었는지, 원래 히브리어 소유격 단어 ‘רצונו (르쪼노)’에서부터 헬라어 주격 혹은 소유격으로 번역되었는지가 쟁점이 된다. 만약에 처음부터 소유격으로 기록되었다면 누가복음은 ‘선택된 자들에게 임하는 구원’이라는 신학적 관점으로 기록되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처음에 주격으로 기록된 것이라면 ‘하나님의 은총이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지만 받아들이는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누가복음이 4복음서 가운데 가장 히브리적이라는 사실을 전제로 할 때 원래 주격으로 기록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눅 6:35하에도 “그는 은혜를 모르는 자와 악한 자에게도 인자하시니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천사의 노래가 세 부분으로 되어 있을 가능성은 구약 성서의 다른 부분에 의해서도 확인될 수 있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사 6:3)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할지니라 하라”(민 6:24-26)



- 이 글은 예슈아 성서연구원(www.yeshuabible.com) 대표 김인철 목사님 칼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