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코니아(διακονία)

약자를 섬기는 일

교회의 특정한 활동만을 일컫는 단어가 아니라 교회가 행하는 광범위하고 심오한 모든 활동을 일컫는 단어

교회는 자신의 증언을 통해 하나님과 사람에게 봉사한다.

 

교회가 자신의 영역 안팎에서 육체적으로, 물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서 그들을 도우려는 형태의 활동을 특별히 '봉사' 혹은 '디아코니아'라고 부르는 것은 좋은 의미를 담고 있다.

 

디아코니아와 관련된 활동은 병들거나 연약하거나 정신적으로 쇠약하거나 위태로운 사람들을 돌보는 일이요, 보호자가 없는 아이들을 보살피는 일이요, 감옥에 갇힌 자들을 돌아보는 일이요, 피난민들에게 새로운 고향을 만들어주는 일이요, 넘어지고 실패한 모든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베푸는 일이다.

이런 행동은 분명히 뜨거운 바위 위에 떨어지는 몇 방울의 물에 불과하고, 대개는 드러나지 않는 활동이다. 이런 활동은 본질적으로 빛이 나지 앟는 활동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순수하고 이타적이고 헌신적인 봉사가 될 수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교회는 증언의 봉사를 실천하고 가시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디아코니아를 통해 교회는 이와 같은 자신의 형제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고백한다. 다시 말하면 굶주리고 목마르고 고향을 잃고 헐벗고 병들고 감옥에 갇힌 왕과 같은 인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궁극적으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고백한다.

 

교회는 주님과의 사귐 속에서 이와 같은 봉사를 실천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주님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만약 교회가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면, 만약 교회의 증언이 이와 같은 원초적인 의미에서 봉사가 되지 않는다면 교회는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영역에서는 그리스도에 대한 선포가 아무리 강력하게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교회는 아무런 희망도 없이 왼쪽 편에, 염소 곁에 서게 될 것이다. 다른 분야에서 아무리 교회의 열심이 뜨거울지라도, 교회는 영원한 형벌의 자리에 서게 될 것이다.

 

 -- 칼 바르트의 신학 묵상(대한기독교서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