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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삶
현대인들은 슬로우 라이프를 배워야 할 만큼 빠른 속도에 길들여져 있다. 페스트 푸드, 광 랜 케이블, 고속 열차, 초음속 여객기, 주문 당일 배송제, 영재를 위한 조기 입학과 졸업제도 ....... 모든 것이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결과를 얻기 위해 기다려야 한다. 태아의 출산, 식재료의 숙성, 유적지 발굴, 고전음악 감상 ....... 성경 읽기도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서라는 명분 아래 ‘하룻밤에 읽는 구약’ ‘단숨에 읽는 신약’ 식의 개론서들이 심심찮게 출판되고 있다. 당연히 이런 책들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성경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한 나머지 처음부터 성경 읽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책들은 성경 전체에 대한 윤곽을 파악하게 해주는데 도움을 준다..
성서를 열린 마음으로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러나 성서를 읽고 묵상하는 것만으로는 성서 연구에 깊이를 더할 수 없다. 왜냐하면 성서에는 1500년에 걸쳐 형성되고 보존된 역사와 문화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서에 나오는 크고 작은 사건들과 의미는 그 시대의 공간과 시간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성서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들-각종사전과 지도이다. 사전은 우리로 하여금 주어진 본문의 언어적, 역사적, 문화적, 지리적, 문학적 의미를 알게 해주고, 지도는 사전을 통해 알게 된 의미에 따라 본문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아직도 성서연구를 위한 기초 자료의 가치를 제대로 알 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기독교 출판사들이 야심차..
성서연구를 방해하는 세 번째 요소는 자만심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연구방법이나 결과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는 성서 연구를 제자리걸음하게 만든다. 그러나 성서 연구에 왕도는 없으며, 종착점도 없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성서 연구는 그 분야와 방법론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폭이 넓다. 본인이 얻고자 하는 결과에 맞춰 주제별로 연구할 수도 있으며, 책별로 연구할 수도 있다. 거시적(telescopic)으로 연구할 수도 있고, 미시적(microscopic)으로 연구할 수도 있다. 공시적으로 연구할 수도 있고, 통시적으로 연구할 수도 있다. 얻어지는 결과 또한 모범 답안처럼 하나의 진리만이 도출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저자와 원 독자에 대한 연구 또한 지리와 역사와 문화적 배경의 깊이를 더할수록 풍성하..
어느 세미나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성서 연구를 방해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윤리적인 대답들이 나왔다. 게으름, 무지, 안일한 태도..... 그것들은 적어도 내가 듣고 싶었던 답이 아니었다. 나는 성서 연구를 방해하는 것이 바로 성서에 대한 오해나 편견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성서 연구의 깊이 또한 성서에 대한 이해나 균형 잡힌 시각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성서를 어떤 책으로 생각하느냐가 성서 연구의 결과를 좌우한다고 믿는다. 이것은 마치 연주자가 연주할 곡과 악기에 대해 잘 알수록 더 좋은 연주를 들려주게 되는 것이나, 운동선수가 해당 종목과 다루는 운동기구에 대해 잘 알수록 더 멋진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것과 같다. 성서 연구를 방해하는 편견 가운데 하나는 성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