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삶
성경(구약)을 보는눈(1) 본문
성경(구약)을 보는 눈
김근주(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기독연구원 느헤미야)
1. 구약 개론의 필요성
1.1. 구약 본문의 배경이 되는 상황이나 역사에 대한 이해는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바르게 파악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다. 구약 성경 내에서 이러한 개론적인 언급들을 찾아볼 수 있다 : 삼상 9:9, 사 6:1, 시 57편의 표제
구약 성경이 다루고 있는 시대는 대부분 지금으로부터 최소한 2천년 이전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므로 21세기의 오늘의 현실과는 간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구약 성경안으로 들어가도록 돕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것이야말로 "구약개론"의 역할이고 필요성이다. 독자를 구약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래서 수천년전의 구약과 오늘의 현실 사이의 다리를 놓는 작업이 구약 개론이라 할 수 있다. 구약에 대한 올바른 개론적인 이해가 없을 경우, 구약은 독자의 전적인 주관에 따라 이해되기 쉽다. 실제로 천 년이 넘는 기간동안 구약을 이해하는 중요한 방법으로 채택되었던 것은 "우화적인 해석(allegorical interpretation)"이었다.
(예) 요 21:11 - 153 마리의 물고기 : triangular number(17까지의 정수의 합이 153), 어거스틴도 이에 주목하면서 17은 성령의 7중 은혜와 십계명을 상징한다고 여겼다. 이 물고기를 잡은 제자의 수도 일곱 명이었으며, 7은 삼위일체와 사복음서를 상징하는 수로 구성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화적인 해석은 전적으로 해석자에 의해 죄우된다는 점에서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으며, 대부분의 경우 여러 면에서 특별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에게 그 권한이 독점된다. 이러한 우화적인 해석 혹은 "영적인 해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 이 본문에 대한 개론적인 연구는 필수적이다. 이러한 개론적인 지식에는 본문의 저자, 본문의 문학적 양식, 저작 시기, 본문의 역사적 배경, 본문의 편집과 구성연대 등에 대한 내용들이 포함될 수 있으며, 많은 경우 본문의 지리적 배경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1.2. 구약개론은 필수적인 것이다. 이를 통해 좀 더 객관적이고 기본적인 구약에 대한 이해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완전한 객관적인 진실을 획득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능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구약의 본문들을 둘러싼 배경들을 파악하고 설명하면서 가능한 객관적인 진실에 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 "개론" 작업의 근본적인 의도라고 할 수 있다. 성경이 주는 의미는 읽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일 수 있다. 그리고 한 사람이 성경을 볼 때마다 다른 것을 느끼고 깨달을 것이다. 이러한 모든 이해가 성경이 주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이해들의 토대가 되고 기초가 되는 이해는 한 가지이다. 그것은 바로 본문자체가 그 객관적인 상황 속에서 말하고 있는 바이며 이것은 본문에 대한 문법적이고 역사적인 연구를 통해 가능한 밝혀낼 수 있다. 이러한 말을 다시 풀이하면, 본문은 두 가지의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본문이 말하고 있는 것으로, 과거의 시대 속에서 실제 살았던 이들과 상황을 배경으로 해서 당시의 현실 속에서 본문이 의미하는 바이며, 과거의 의미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 하나는 지금 그것을 읽고 있는 독자가 꺠닫는 의미로서, 오늘의 독자들에게 이 본문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현대의 의미이다. 그렇지만, 이 두 의미는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 현재의 의미는 과거의 의미의 기초 위에 서 있는 것이다. 구약 개론과 기타 제반 구약관련 학문 분과는 이러한 과거의 의미를 가능한 정확히 밝히는 데 기여한다. 아울러 오늘날의 성서 연구가 가져다 준 성과의 하나는 분문의 의미가 최초 저술의 의미뿐 아니라 최종 형성에 따른 의미도 포함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다. 개별 구약 본문을 통해 원래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었다면, 그 개별 본문들이 오늘날과 같은 창세기나 예레미야 같은 책으로 완성되면서 발생하는 의미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를 가리켜 최종 편집자의 의미 혹은 정경적 의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3. 구약 전체와 선경 전체를 보는 데에 두 가지 대립되는 입장이 있다. 이 중의 어느 한 입장이 성경을 전적으로 바르게 보게 하지는 못한다. 보수적인 입장을 가진 이들 중에 성경을 무조건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극단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이 성경을 살아있는 말씀으로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죽어있는 화석 같은 말씀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점이 성경에 대한 일체의 객관적인 사고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성경에 대한 잘못된 생각의 하나는 성경을 법조문처럼 여기는 것이다. 우리의 어떤 상황이나 일 속에서 마치 법전을 적용하듯이 성경의 구절들을 적용하려는 자세는 얼핏 성경을 존중하는 것 같지만, 성경이 살아계신 하나님과 살아있는 이스라엘 가운데 이루어져 온 생생한 삶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음을 잊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에 접근하는 최고의 목적은 그 말씀이 과거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녔는가를 발견하는 것이며, 그를 위해 고대로부터 전해진 본문에 효과적으로 접근하는 여러 방법들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어떤 방법 자체가 특별히 거룩하다거나 의미있다고 말하기 보다는, 여러 방법과 시각을 사용해서 본문의 의미를 가능한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성경이 과거의 사람들과 상황에 선포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성경에 현대적인 관심사와 관점을 주입하는 것이 부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일러준다. 어느 시대에건 해당되는 문제들이 있겠고, 그러한 것을 성경을 통해 발견할 수 있겠지만, 시대와 세월을 따라 바뀌는 사항들임에도 현대적인 관점으로 구약 본문을 보면 자칫 본문의 의미를 훼손하게 될 수 있다. 이렇게 파악된 본문의 의미는 오늘 이 본문을 읽는 독자들이 그 말씀을 현실에 적용하면서 살아가는 근본이 된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의 의미는 이 말씀이 오늘의 우리에게도 지키고 순종해야 할 권위있는 말씀임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성경은 오늘의 삶을 위한 것이다. 성경은 오래 되어서 가치가 있거나 그 안에 담긴 내용의 정교함에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에도 하나님의 변함없이 참된 말씀이라는 데에 있다. 중요한 것은 성경의 권위를 말끝마다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삶 속에서 그 말씀을 준행하고 살면서 그 말씀의 능력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성경의 의미는 한 가지이지만, 그 의미에 대한 이해는 다양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의미가 보다 정확한 의미인지를 알기 위해 여러 방법들이 사용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방법은 벙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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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예인교회(http://www.yein.org/)에서 지난 3월 6일 진행된 "성경강좌 - 성경의 올바른 사용" (김근주 교수)의 강의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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