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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구약)을 보는눈(5) 본문

疎通 2 (with YHWH)/Grasping His Story

성경(구약)을 보는눈(5)

에제르 2011. 3. 12. 13:10

성경(구약)을 보는 눈

김근주(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기독연구원 느헤미야)






3.3 문학으로서의 구약성경

   구약은 여러 책들을 담고 있으며, 그 책들의 대부분은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구약 안에는 고대 근동의 한 특정한 민족 히브리인들의 역사에 아주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역사적인 관심은 아니다. 정확한 역사의 기술이 목적이라기 보다는 이 역사라는 수단을 통해서 하나님이 그들에게 행하신 구원행동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구약이라할 것이다. 그러므로, 구약을 읽을 때에 우리는가능한 한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야 한다. 위에서 본대로 구약은 저자가 히브리인들에 관한 개관적 역사를 알리고자 기록한 것이 아니므로, 우리는 역사적 가치평가를 하기에 앞서 저자의 진정한 의도를 찾고자 애써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본문의 의도와 목적을 알아가는 데에도 크게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 하나는 본문의 원래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본문의 역사를 추척한다. 이 본문이 언제 형성되었고, 어떻게 공동체에 수용되었으며, 공동체에서 어떤 기능을 했는지, 어떻게 오늘과 같은 본문으로 형성되었느지를 추적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심을 보통 통시적 연구(diachronic study)라고 부른다. 본문의 형성사에 주된 관심을 가지고, 본문의 진정성을 살피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연구는 커다란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이미 오늘의 공동체가 지닌 구약은 일정한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 여전히 과거의 형태에만 집착하는 것이 어떤 타당성을 가지는지 문제시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제시되고 있는 두 번째의 방법은 공시적인 연구(synchronic study)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의 중심적인 주장은 성경을 하나의 완전한 작품으로 보고 연구하자는 것이다. 즉, 지금의 완성된 성경을 다시 시대에 따라 본문을 이리저리 쪼갤 것이 아니라, 지금 완성된 본문 그대로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발견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가 가지는 기본적인 전제들은 이런 것들이다. 우선, 성서 본문은 그 자체가 하나의 완전한 문학작품으로서 독자에게 의미를 전달하기에 충분한다. 본문이 과거의 어느 시대에 어떤 원자료로 구성되었고 어떤 편집자의 노력의 결과로 정경화되기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질문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로지 독자가 현재 지니고 있는 본문이 독자에게 신학적 사상과 신앙적 교훈을 주고 또한 그들로 하여금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도록 하는데 완전하다고 보는 것이다. 다시 발하면, 본문의 의미나 감동은 그것의 자료나 편집사에 대한 질문에 답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문을 하나의 완전한 문학작품으로 이해하고 독서할 때, 본문이 요구하는데 대해 독자가 전인적인 반응을 보이는 그 결과로써 나타난다고 본다.

   두 번째 전제는 성서 본문이 고대 이스라엘 사회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창문'이나 '비디오 테이프;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성서 본문은 그 자체에 문학적 아름다움과 신학적, 신앙적 교훈이 함축되어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나 '거울'과 같다고 본다. 이들에 의하면 성서라는 창문너머에 어렴풋이 비쳐지는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재구성하려는 목적에서 성서를 연구할 때 그 해석적 의도는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독자들이 구약성서라는 스테인드 글래스를 통하여 그 자체를 보여주는 문학적 아름다움과 성스러운 분위기를 체험하고 자신들의 삶의 자세를 보다 거룩하게 가다듬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 참다운 해석학적 의도라고 본다. 

   세 번째로 성경의 이러한 특장을 이해할 때, 본문에서 성급하게 신학적 교훈만을 찾으려 할 것이 아니라, 본문 안에 담겨 있는 문학적 아름다움을 연구하고 그것이 가져다 주는 정서적 감흥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한다. 이들에 의하면, 성서가 수천년의 세월동안 사람들에게 베스트 셀러로 인정받게 된 것은 단지 심오한 신학적 사상을 두뇌에 제공했기 때뭉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있는 문학적 아름다움이 그들의 가슴에 호소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러한 접근 방법을 흔히 문학비평이라 부른다. 결국 문학비평은 성서의 본문에 나타나는 문학 장르, 언어의 기교적 사용, 사상의 전환, 이미지, 해설자의 관점, 등장 인물, 줄거리, 주제, 비유적 언어, 상징법, 독자 등을 다각적으로 연구함으로써 그 본문이 담고 있는 문학적 우수성, 회화적인 아름다움, 지적 교훈, 그리고 정서적 감동 등을 찾아내는 해석방법이라 할 수 있다(이형원, 구약성서비판학 입문, 283-288).

   통시적 연구와 공시적 연구는 서로를 배제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본문의 의미를 충분히 파악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쓸모 있다면 그에 적절한 수단들을 사용하여 그 의미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각각의 방법은 본문의 의미를 찾아내는 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본문의 성격에 따라 좀 더적합한 형태의 방법이 있을 뿐이다.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삶, 그리고 이를 위해 본문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성서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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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예인교회(http://www.yein.org/)에서 지난 3월 6일 진행된 "성경강좌 - 성경의 올바른 사용" (김근주 교수)의 강의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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