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삶
해석학에 대한 세 가지 관점(3) 본문
3. 독자 중심의 해석학
독자 중심의 해석은 텍스트를 읽는 독자가 본문의 의미를 결정하는 최종 권한을 지닌다. 본문은 문자의 기호이며 여러 가지 중첩적 의미를 지닌 채 존재할 뿐 본문에 의미를 창조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최근의 문학과 신학에는 저자의 의도나 본문의 객관적인 의미에 대한 추구를 포기하고 독자가 의미를 해석하는 독자비평이 해석학의 자리를 차지한다.
독자가 의미를 창조한다는 말은 이것이 의도하지 않는 것을 살펴보면 의미가 명확해 진다. 첫째, 독자가 의미를 결정하는 해석은 본문에 나타난 저자의 관심을 살피는 해석이 아니다. 둘째, 본문에는 하나의 객관적인 의미가 존재하고 그 의미를 파악하는 해석이 아니다. 독자중심해석이란 본문을 읽는 각각의 독자가 원하는 방향대로 의미를 창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월터 보겔(Walter Vogels)는“기록된 본문 그 자체는 죽은 것이나 다름 없다. 본문이 독자를 통하여 비로소 의미가 살아온다. 본문을 받아 들이고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은 독자다”라고 주장한다. 해석학에서 더 이상 저자와 본문이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극단적 주장까지 나온다.
본문은 마치 죽은 사람처럼 아무런 권리도 목적도 관심도 없다. 본문은 독자나 주해자가 선택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다. 만일 주
해자가 저자의 의도를 존중하기를 결정한다면 그것이 자신들의 관심사에 맞기 때문이다.… 모든 경우에 결정적인 것은 본문의 주
장이 아니라 해석자의 관심사나 목적에 있다. 본문이 권리를 지닌다는 어떠한 주장도 다른 사람의 관심사를 숨기는 기만에 불과
하다.
본문과 저자를 없애고 독자의 시작으로 본문을 해석하는 독자중심 해석학은 여성주의(feministic criticism), 수사비평(rhetorical criticism), 사회과학비평(socioscientific criticism), 문예비평(literary criticism), 이데올르기 비평(ideological criticism), 탈식민지적 비평(postcolonial criticism) 등의 이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해석의 공통점은 저자의 의도나 본문의 의미를 무시하고 독자가 부여하는 의미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한 사람이 해석한 본문을 다른 사람이 다른 의미로 수정할 수 있게 된다.
독자 중심의 해석학이 성경해석에 적용되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독자 중심 비평은 저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본문의 객관적인 의미를 거부하기 때문에 의미 해석의 결정권을 오직 독자의 판단에 맡긴다. 이러한 주장이 성경에 적용되면 다음과 같은 위험성을 초래한다. 첫째, 성경에서의 진정한 저자인 하나님은 사라지게 된다. 성경은 읽는 사람에 따라 마음껏 의미를 재해석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절대적 권위를 지닌 하나님의 말씀으로 서의 기능은 사라진다. 둘째, 성경이 기록된 문자의 중요성이 약화된다. 성경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것으로 하나님께서 자신의 의도를 문자를 통해서 주신 책이다.
[ 이 글은 류응렬 교수(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설교학)의 논문 『성경적 설교를 위한 저자 중심의 해석학』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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