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삶

성경적 설교를 위한 저자 중심의 해석학 본문

疎通 2 (with YHWH)/Grasping His Story

성경적 설교를 위한 저자 중심의 해석학

에제르 2012. 3. 6. 14:00

저자와 본문 그리고 독자의 축 가운데 지금까지 필자는 저자 중심의 해석학의 당위성을 지적했다. 저자를 해석의 중심 축으로 하는 해석학은 의미 결정자가 본문을 기록한 저자일 때 진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허쉬의 논증을 살펴보자.

    비평자가 원저자를 고의적으로 없애버리면, (의미를 결정하는) 그의 위치를 빼앗아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문제는 필연적
    으로 오늘날 이론상의 상당한 혼란을 초래한다.… 의미 결정자로서 원저자를 없애버리는 것은 정당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유
    일한 규범 원칙을 거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본문의 의미가 저자가 원하는 의미가 아니라면, 그 어떠한 해석도 본문의 그
    의미에 해당될 가능성은 사라진다. 왜냐하면 본문은 결정적인 혹은 결정지을 수 있는 의미를 지닐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를 중심으로 하는 해석은 성경을 대할 때 더욱 더 중요하다. 그래엄 골즈워디(Graeme Goldsworthy)는 오늘날 저자를 부정하는 문학 비평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일단 저자, 특히 신적 저자가 성경에서 포기된다면, 성경은 더 이상 제대로의 모습으로 신중하게 취급될 수 없다”라고 지적한다. 성경적 설교를 지향하는 설교자는 성경의 진정한 저자인 하나님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하는 자세로 본문을 읽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기초로 성경적 설교를 위한 해석학을 정리하면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 성경적 설교자는 본문을 자신의 눈으로 마음대로 해석하여 전하지 않는다. 해석자가 전제 없이 본문을 접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의 전제를 내려 놓고 본문이 말씀하는 것을 정확하게 듣고자 하는 자세로 해석에 임한다. 특히 설교자가 본문을 대할 때 자신의 설교 주제를 위해 본문을 이용하지 않는다. 이는 성경적인 설교자인가 아니면 성경을 이용하는 설교자인지를 구분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성경적인 설교자는 본문을 자신의 시각으로 통제하지 않는다. 오직 본문의 통제를 받을 뿐이다. 버나드 램(Bernard Ramm)은 설교자의 위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설교자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다. 그는 대중 앞에서 마음대로 설교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 받은 사람이 아니다. 진실한
   말씀의 종이라면 하나님의 말씀의 사역에 사로잡힌 사람이다.… 신약에 나타나는 그리스도의 종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전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기독교의 진리를 나타내도록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복음의 증인이 되도록 부름 받은 사람이다


설교자가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버나드 램은 오늘날 설교가 이 부분을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 중심의 해석학을 강조하는 것은 본문에서 발견되는 문자적 의도를 중요하게 여긴다. 저자의 의도를 찾기 위해 본문 밖의 환경이나 배경 또는 심리적 상황을 참고하면서 본문 자체의 문자적 의미에 집중한다. 저자 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자율적인 본문의 의미가 아니라 저자가 본문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본문을 통해 찾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둘째, 성경적 설교자는 본문의 문자적 의미에 기초하여 저자의 의도를 살핀다. 제리 바인즈(Jerry Vines)과 데이빗 알렌(David Allen)은 저자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본문에 대한 강조를 지적한다. "저자의 의도는 저자가 자신의 글에서 특정한 의미를 구성하고 배열하고 연관 짓는 본문의 의미와 동일시 되어야 한다.… 하나의 본문은 그 의미에 근거하여 여러 가지의 중요성이나 적용을 지닌 하나의 주된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저자 중심의 해석학을 세우는 설교자는 철저하게 본문의 의미를 바르게 파악하고자 해야한다.

한국교회 설교의 가장 큰 문제가 있다면 본문의 의미를 진실하게 파악하는 노력 없이 본문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용하려는 시도이다. 이는 주로 주제설교 또는 제목설교라는 이름으로 나타난다. 본문을 많이 인용한다고 성경적인 설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본문에서 기독교적인 교리나 신학적인 주제를 바르게 파악하여 그것을 전한다고 성경적인 설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설교자는 본문을 통해 오직 하나님께서 본문을 통해 말씀하시는 ‘그 말씀’을 전하는 사명을 부여 받는 사람이다.“ 우리는 의미를 창조하는 사람
이 아니다. 오히려 본문에 나타난 저자의 의미를 발견해야 할 사람이다.”

셋째, 성경적 설교자는 성경의 진정한 저자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본문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성령님을 의존하고 기도하게 된다. 성경의 말씀을 이해한다는 것은 하나님이 원하는 것을 깨닫는 것과 동일하다. 성경을 진정으로 믿는다는 것은 성경이 말씀하는 하나님을 믿는 것이 나 마찬가지다. 바울은 말씀을 깨달을 때 성령의 도우심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을 받지 아니하나니 저희에게는 미련하게 보임이요 또 깨닫지도 못하나니 이런 일은 영적으
로라야 분변함이니라”(고전 2:14). 성령의 도움 없이 성경의 문자적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그 의도를 바르게 깨닫지 못하는 한 우리는 이를 진정한 해석이라 말할 수 없다. 진정한 깨달음을 원하는 사람은 내 눈을 열어 주의 기이한 법을 보게 하시기를 간구하게 된다.




[ 이 글은 류응렬 교수(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설교학)의 논문 『성경적 설교를 위한 저자 중심의 해석학』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